유승호 교수,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리튬-텔루륨 전지’ 성능 저하 원인 찾고 수명 늘렸다

△ (왼쪽부터) 고려대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최효열 석박사통합과정, 화공생명공학과 김미현 박사, 텍사스A&M대학교 이치호 박사후연구원(이상 공동 제1저자)과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권상일 교수(이상 공동 교신저자)
미래형 배터리 ‘리튬-텔루륨 전지’의 치명적 약점을 해결할 돌파구가 열렸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공생명공학과/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화학생물공학과 권상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리튬-텔루륨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밝히고 수명을 늘렸다.
전지 양극 소재로서의 황은 무게당 용량은 크지만, 전기 전도도가 낮아 고속 충전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텔루륨은 높은 부피당 용량을 가지면서도 황보다 전기 전도성이 크게 높아, 빠른 전극 반응에 유리하다.
그러나 텔루륨을 양극 소재로 사용한 ‘리튬-텔루륨 전지’는 충·방전을 반복할 경우,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용해성 중간물질이 전해액을 통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는 ‘셔틀 현상’이 발생해 수명이 빠르게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전극 구조 설계를 통한 성능 향상에 집중해 왔으며, 실제 충·방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반응 메커니즘과 성능 저하 원인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지 않았다.*용해성 중간물질과 전해액: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를 채우고 있는 이동 통로 역할의 액체이며, ‘용해성 중간물질’은 양극 소재가 전해액에 일시적으로 녹아든 상태를 말한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최첨단 방사광 엑스선(X-ray)을 이용한 오페란도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리튬-황 전지와 리튬-셀레늄 전지는 방전 과정에서 양극 물질이 ‘고체(S/Se)-액체-고체(Li2S/Li2Se)’로, 충전 과정에서는 역순으로 변하는 화학적 과정을 거친다. 반면 리튬-텔루륨 전지는 충·방전 과정 중간에 고체 결정(Li2Te6)이 형성되는 ‘고체(Te)-액체-고체(Li2Te6)-액체-고체(Li2Te)’의 복잡한 단계(방전 기준, 충전 시 역순)를 거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오페란도(Operando) 분석: 실제로 작동하는 상태 그대로 내부 물질의 구조와 화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최첨단 분석 기법. 연구팀은 오페란도 X선 회절 분석 및 오페란도 X선 이미지 분석을 활용했다

△리튬-텔루륨 전지의 반응 메커니즘: (1)충·방전 과정에서의 Li2Te6 중간상의 경로 의존적 형성 및 성장, (2) 텔루륨 결정의 성장 양상 (3) 잔류 Li2Te6의 후속 씨앗 역할을 증명한 실시간 X-선 이미징 분석
바로 이 중간 고체 결정의 잔류가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 중 하나였다. 방전 시에는 중간 고체 결정이 작게 형성돼 이후 완전히 사라졌지만, 충전 시에는 더 큰 중간 고체 결정으로 성장해 텔루륨으로 완전히 전환되지 못하고 일부 잔류했다. 이 잔류 중간 고체 결정들은 이후 충·방전에서 새로운 결정 성장을 유도하는 ‘씨앗’ 역할을 하며 성능을 떨어뜨렸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성능 저하의 근본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충전 과정에서 중간 고체 결정이 다음 물질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점차 축적되면서 큰 결정으로 성장하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충전 시 전류의 세기를 단계적으로 조절하여 잔류 중간 고체 결정이 텔루륨으로 전환되도록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30회 충·방전 후에도 기존 보다 약 9배 높은 방전용량을 유지해 배터리 수명(사이클 성능)을 향상시켰다.
유승호 교수는 “고성능 차세대 전지의 개발을 위해서는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반응 메커니즘과 성능 열화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다양한 차세대 전지의 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최종적으로는 차세대 전지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국제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에 8월 26일 게재됐다.*논문명: Direct visualization of complex mechanisms in lithium tellurium batteries*DOI: 10.1038/s41467-026-766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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